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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과일지20

다과일지 #12 회오리 가장자리에 탑승하여 정신없이 후려 맞고 뚜들겨 맞았던 7월. 내려 달라고 살려 달라고 눈물, 콧물 다 빼면서 외쳐보았지만 너덜너덜해질때까지 뱅글뱅글 돌려놓더니~ 어느샌가 예상하지 못한 곳에 내던져 버렸다. 여긴 어디, 나는 누구- - 며칠 전 이사를 마쳤다. 그렇게 바라던 이사였는데... 쫓기듯 급하게 진행하는 바람에- 생각했던 것과는 아주 많이 다른 곳으로 와버렸다. 물론, 이 곳에서 가뿐 숨을 돌리고 적당한 곳을 다시 찾아볼 예정이지만 한 숨을 돌리게 해준 이 고마운 곳에서 부족한 대로 내 일상을 다시 꾸려나가고 있다. 2022. 8. 16.
다과일지 #11 어제 하루 쉬었다고 엉망진창이 된 작업대와 정리대를 보고 소매를 걷어 붙이고 청소와 정리를 시작했다. 바닥와 작업대를 힘을 주어 박박 닦아내고 촬영계획서를 쓰고 그에 맞춰 재료를 계량하고 도구들도 배치했다. 깨끗하게 정돈된 것을 보니 뿌듯하고만. 다과를 만드는 데에 가장 중요한 일이 뭐냐고 묻는다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청소와 정리라고 말할 것이다. 만들기 전의 청소와 정리, 만들면서 청소와 정리 그리고 만들고 나서 청소와 정리:-) 그렇게 가장 중요한 일을 끝내고 책상 앞에 앉아 오후 일과 시작. 그런데 부장님 포스로 레이저빔 쏘고 계신 고마님. 부담스럽다. ㅋ 갑자기 부장님이 되신 고마님과의 사이에 칸막이 설치라도 해야 겠다. (22. 4. 10) 2022. 4. 10.
다과일지 #10 2022년 4월 9일 새벽 5시, 계수대 풍경. 어제는 너무 신나서 완급 조절을 하지 못하고 아침부터 해가 질때까지 반죽을 치대고 튀겨댔다. 궁금했던 것들을 이것저것 해보았는데 특히, 맛이 없었던 통밀 대신... 비슷한 색을 내려고 흰 밀가루에 도토리가루를 섞어 만들어 보았는데 예상보다 맛있어서 놀랐다. 그렇게 새하얗게 불태웠더니 근육통이 지끈거리고 눈은 반쯤 풀려 있었다. 그래서 계수대를 이 모양으로 방치해놓고 뻗어버렸다. 설거지만 하고 다시 뻗어야 겠다. (22. 4. 9) 2022. 4. 10.
다과일지 #9 세상 소음은 다 끌어당기고 있는 요즘... 오늘은 전투기를 끌어 당겼나 보다. 우리 동네 정찰하는 날인지 10분에 한 번 꼴로 출몰. 비행기 소리가 날때마다 끊어 촬영하다가 나중에는 무시하고 그냥 찍었다. 덕분에 개나리 과자 촬영에 끝마칠 수 있었다:-) (22.04.07) 2022. 4. 10.
다과일지 #8 매화와 산수유를 지나 목련, 개나리, 벚꽃까지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봄꽃을 주제로 만든 과자들이었으므로 2월쯤 영상을 완성시키고자 했으나 계속 지연되자 똥줄이 탔다. 아니, 3월말쯤까지 똥줄이 타다가 지금은 해탈했다. 첫 주제는 매화였는데 매화가 핀지는 오래였고 계속 그것을 말아먹고 있어서 오늘은 그것을 건너뛰고 개나리로 가기로 했다. 그런데다가 개나리는 반죽이나 성형이 매우 쉬웠으므로 한 큐에 찍어 하나라도 완성해보기로 했다. 하지만 이 쉬운 것을 또 말아먹었다. 너무 오래 튀겨~ ㅋ 노란빛을 갈색빛으로 만들었기때문이다. 그래서 다시 반죽하여 튀겼으나 다시 갈색빛으로... 뭔가 고장난 게 틀림없다. 잠시 넋을 잃었지만 너털웃음으로 근심을 날려 버리기로 했다. 괜찮다. 한 게 어디냐! 그래도 오늘.. 2022. 4. 6.
다과일지 #7 오늘은 대청소를 했다. 1일 2청소를 하고 있지만 고양이들과 함께 살면 공기 중에 늘 고양이털이 떠다니므로~~ 꺼내놓고 사용한 도구들을 모두 설거지통에 담그고 닦고 말리고를 했다. 그리고 조용하고 맑은 하늘을 보면서... 촬영 안 하기로 한 날은 기똥차게 알고 촬영하기 좋은 날이 주어지는 이 상황에 너털 웃음이 났다. (내가 졌소.) 생각보다 청소를 일찍 끝냈으므로 촬영을 해도 되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을 하기로 했다. 요며칠 이 일을 어떻게 하면 즐겁게 지속할 수 있을지 고민했던 것들을 플래너에 옮겨 적었다. 우왕좌왕 갈피를 잡지 못하던 생각들이 각을 잡고 줄 맞춰 서있는 모습에 웃음이 났다. 하고 싶은 것들을 모두 넣되 차근차근 천천히 진행할 수 있도록 배치했다. 올해 잡은 내 키워드들을 포괄.. 2022. 4. 5.
다과일지 #6 누군가 깔아놓은 판에 휩쓸리지 않는 방법은 내 판을 깔고 춤을 추는 것이다. 나는 공사소음따위는 안중에 두지 않고 카메라를 과감하게 끄고 다과를 만들기 시작했다. 언제가는 올, 공사소음 없는 날을 낚아채기 위해 연습 또 연습을 했다. 그리고 그동안 미루두었던 실험도 마음껏 했다. 그리고 해가 떠서 어느 정도 밝아지는 오전 7시부터 공사소음이 시작되기 전 약 오전 9시까지 기회를 포착하여 조각 촬영도 감행했다. 그런데 아직도 내 마음 깊숙한 곳에서는 이 일을 강력하게 거부하고 있는 것인지 촬영 버튼을 누르면 맑던 하늘이 어두컴컴해지거나 잘 되던 작업이 망했다. 아하하하- 그러나 더이상 미간에 심각하게 내천자(川)를 만드는 대신 해탈의 너털 웃음을 짓기로 했다. 2022. 4. 5.
다과일지 #5 내 마음과 지그시 앉아 이야기 나눠 본 결과 나는 여전히 이 일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만들어 보고 싶은 것도 나누고 싶은 이야기도 너~어~무 많다. 그리고 세상에 멋진 떡과 과자를 만나면 심장이 벌렁거리면서 나도 저런 걸 만들고 싶어 신이 난다. 그런데 지금의 방식은 안 된다. 금방 다시 지치고 싫은 마음이 올라올테니깐. 2022. 4. 5.
다과일지 #4 봄에 꼭 돌아오겠다고 했는데... 이제와서?! 아니 이제라도! 온 몸과 마음으로 거부하고 있는 이 일을 정말 계속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기로 했다. 우선, 내 마음이 하는 이야기에 귀기울여 보기로 했다. 재잘재잘- 쑥닥쑥닥- "전에는 이 일을 하면서 즐거워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저 무기력하게 의무감으로 하고 있어." (아.. 아.. 그렇구나...) "니가 쉬지도 않고 일을 너무 몰아붙여서 힘들었어. 내가 힘들다고 여러번 이야기했는데 넌 그걸 무시했어." (아.. 아.. 그렇구나...) "잘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좋지만 그냥 지금 네 모습으로 이 일을 했으면 좋겠어. 잘하려는 마음때문에 아무것도 하기 싫어져." (아.. 아.. 그렇구나...) ...... 내 마음이 해주는 말들은 날이 서있어 따끔했지만 내가 .. 2022.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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