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앗국1 동앗국을 통해 바라 본 '동아정과 ' 동앗국 여름이 되면 채소 가게 선반에 커다란 동아가 무표정으로 떡하니 누워 있는데, 나는 오랫동안 이 짙은 초록색의 비치볼 같은 채소를 피했다. 몇 번인가 여관에서 식사를 할때 안카케(전분으로 걸쭉하게 만든 국물을 끼얹은 요리)로 만든 것을 먹어보고 그 애매한 식감과 풋내 나는 풍미가 입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지간한 혐오 식품이 아니면 음식을 거의 가리지 않는 나지만, 이것만은 도저히 역부족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지인의 집에서 술을 마신 뒤 나온 따끈 따끈한 맑은 동앗국을 먹고 나서 동아에 완전히 매료됐다. 그게 참 맛있었다. 그때까지 먹었던 동아 요리와는 전혀 달랐다. 얄팍하게 썰었는데 단단한 식감이 있고 생강으로 맛을 낸 소박한 국이었다. 그때부터는 자주 먹곤 했는데 요즘은 얼른 여름이 되어 .. 2023. 2. 11.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