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새벽산보
여름은 축축하고 끈끈하게 만든다. 공기와 닿아있는 모든 것을. 특히, 몇 주에 걸쳐 비가 내리는 장마철에는 더욱더 그렇다. 이른 새벽, 산보 갈 준비로 분주한 발바닥은 방바닥과 축축하게 닿아 끈끈하게 헤어진다. 쩌억-, 쩌억-, 쩌어억— 소리에 맞추어 작은 배낭이 꾸려진다. 산에서 읽을 책 한 권, 아무렇게나 휘갈겨 적을 얇은 노트, 검푸른 색 볼펜 한 자루, 푹 눌러쓰면 얼굴을 충분히 가릴 수 있는 모자(달팽이 집처럼 언제든 숨기 위해), 젖은 의자에도 기대어 앉을 수 있도록 내 키만 한 깔개, 쏟아지는 비를 대비하여 3단 접이식 우산, 인스턴트 알 커피를 옅게 타서 얼음과 함께 담은 물병. 새벽 5시 반, 밖은 아직 어스름하다. 살뜰히 챙긴 배낭을 메고 어둑하고 뿌연 대기를 가로질러 산으로 향했다. ..
2023.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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