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과일지

다과일지 #13

산파 2022. 9. 14. 18:06

1년동안 지연되고 진척없던 일들이 정리되고
이사를 하고-
또 하나의 커다란 이슈에 직면하고 해결하면서
좁쌀만한 인간은 참 많이 허우적댔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많이 단단해졌달까.
벌벌 떨면서도 힘을 실어 한 발, 한 발 내딛었더니
거대했던 그것은 좁쌀만해지고
좁쌀만했던 인간은 거대해졌다.

그렇게 그 좁쌀만 했던 인간은
난 놈에게나 있을 법한 거대해진 마음으로
달방앗간 앞에 다시 섰다.

그런데,
결과는 멍 + 멘붕-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당췌,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

그때와 지금 사이에 너무 많은 것들이 끼어들어서인지
그때와 지금 사이에 그 인간이 너무 많이 변해서인지
그 인간은 달방앗간이 그저 막연하고 낯선 존재로만 느껴졌다.

그래도 거대한 마음은 지지 않고
흰 종이를 펴고
낙서처럼 마구마구 휘갈겨-
하고 싶은 일들과 해야 할 일들을 쏟아냈다.

압사당할만한 거대한 계획이다.
큰일이다!
거대한 마음이 다시 좁쌀만해지고 있다. ㅋㅋㅋ

하지만 그저 오늘도, 내일도
벌벌 떨면서도 힘을 실어 한 발, 한 발 내딛기로 했다.


+++
도서관에서 토종 곡물의 맛을 잘 설명한 요리책을 발견했다.
5년 전, 나의 목표였는데:-) 그걸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니 심장이 쿵쾅쿵쾅 요동을 쳤다.
나도 그 맛을 알고 싶다!
나도 그 맛에 맞는 다과를 만들고 싶다.
나는 그것을 키우고 싶기도 하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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